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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

 노블레스 오블리주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가장 존경한 '억만장자 기부왕', 척 피니의 삶과 유산


사회 상류층이 도덕적 의무와 솔선수범을 다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논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현대의 대표적인 기부왕으로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을 떠올리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한목소리로 "나의 유일한 영웅이자 롤모델"이라고 칭송했던 진짜 기부왕이 있습니다. 바로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임대주택에서 살다 간 척 피니(Charles "Chuck" Feeney, 1931~2023)입니다.





1. "돈만 아는 구두쇠"라는 오해와 극반전

1930년대 대공황 시절 태어나 6.25 전쟁 참전용사로도 활동했던 척 피니는 1960년, 세계 최대 규모의 공항 면세점인 DFS(Duty Free Shoppers)를 공동 창업하며 40대에 이미 엄청난 부를 축적한 억만장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일상은 부유함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명품 옷은 입지 않고, 손목에는 노점상에서 산 10달러 남짓의 싸구려 시계를 차고 다녔습니다.

자가용 없이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으며, 서류는 천 가방에 넣고 다녔습니다.

외식 시에는 고급 요리 대신 저렴한 치즈나 토마토 샌드위치를 즐겨 먹었습니다.

집에서는 늘 소등을 강조했고, 딸에게 전화 요금이 많이 나온다며 공중전화 지도표를 보내줄 만큼 지독한 구두쇠로 소문나 있었습니다.

미국의 한 경제지에서는 그를 "돈만 아는 억만장자"1위로 선정하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척 피니는 이러한 비난에도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2. 밝혀진 비밀: 15년간 무려 45억 달러의 비밀 기부

척 피니의 진짜 진면목은 1997년 DFS 매각 과정에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회계 장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가 1982년에 설립한 '아틀란틱 재단(Atlantic Philanthropies)'을 통해 무려 15년 동안 45억 달러(약 6조 원)가 넘는 돈을 비밀리에 기부해 온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그는 기부 사실을 철저히 숨겼으며, 수혜 기관이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 기금을 철회하겠다는 조건까지 걸 정도로 '익명 기부'의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3. "죽어서 기부하기보다 살아서 기부하는 것이 더 기쁘다"

척 피니는 평소 "한 번에 신발 두 켤레를 신을 수는 없다"라며 자산의 99%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마침내 2020년 9월, 그는 당초 목표했던 대로 전 재산 약 80억 달러(약 10조 원) 이상을 모두 사회에 환원한 뒤 공식적으로 아틀란틱 재단을 해산하며 "빈털터리(Broke)"가 되었습니다. 노년의 그에게 남은 것은 노후를 위한 아주 소액의 생활비와 임대 아파트뿐이었습니다.

"죽은 뒤에 기부하는 것보다 살아서 기부하는 것이 훨씬 즐겁다(Giving While Living)"는 그의 철학은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주도하는 초고액 자산가들의 기부 서약 운동인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의 직접적인 모태가 되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등 수많은 젊은 자산가들이 재산 환원에 동참하게 만든 근본적인 울림이기도 했습니다.





4. 그가 남긴 진짜 위대한 유산

2023년 10월 9일, 척 피니는 향년 92세의 나이로 샌프란시스코의 자택(임대 아파트)에서 조용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긴 재산은 없었지만, 그가 전 세계 교육, 보건, 인권 사업 및 한국을 포함한 수많은 국가의 발전에 남긴 영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합니다.

자신의 부를 거창하게 자랑하기보다 타인을 향한 따뜻한 헌신으로 채웠던 척 피니의 삶.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최고이자 영원한 롤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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