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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역설: 석박사보다 고졸 인재가 더 귀한 이유

 

세계 첨단 기술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에는 글로벌 IT 기업과 연구소, 그리고 석·박사 학위를 가진 고학력 인재들이 넘쳐납니다. 첨단 산업의 특성상 고용주들이 고학력 전문 인력을 선호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최근 실리콘밸리 현장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취업이 대학이나 대학원 졸업자보다 오히려 쉬워지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1. 통계가 보여주는 실리콘밸리 노동 시장의 기현상

일반적으로 캘리포니아 전체나 미국 타 지역을 보면 고졸자의 실업률이 대졸자보다 확연히 높습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핵심인 산타클라라 카운티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소노마, 마린 카운티 등에서는 고졸 실업률이 대졸 실업률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납니다.

서니베일 노바(NOVA) 인력개발원 등 현장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기업과 사업장이 저임금 근로자나 초급 인력을 절실히 찾고 있지만, 정작 이 직군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입을 모읍니다. 대졸 이상의 전문직 역시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에 가깝지만, 저학력·저임금 노동력의 공급 부족은 그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로 인해 과거 구직에 어려움을 겪던 장기 실업자나 장애인, 경력 단절자들까지 현장직 취업문이 대폭 낮아졌습니다.




2. 원인은 살인적인 주거비와 ‘저임금 노동자 유출’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베이지역(Bay Area)의 턱없이 높은 주택 가격과 생활비를 지목합니다.

생활고로 인한 타지역 이주:회사 보안요원, 미화원, 구내식당 종업원, 조경 및 단순 인프라 관리자 등 실리콘밸리를 떠받치는 필수 저임금 근로자들은 치솟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잇따라 타지역으로 이주하고 있습니다.

건설 인력 난으로 인한 주택 공급 차질:인력난이 가장 심각한 분야 중 하나는 건축·건설 업계입니다. 일례로 산호세 지역에 약 2만 5천 가구의 신규 주택 개발 계획이 수립되고 1만 2천 이상이 승인받았음에도, 정작 공사를 진행 중인 곳은 3천 가구에 불과합니다. 집값을 잡기 위해 주택을 지으려 해도 정작 집을 지을 건설 노동자가 없어 개발이 멈춰 서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3. 양극화되는 임금과 실리콘밸리 경제의 그늘

취업 자체는 고졸자가 더 쉬울지 몰라도, 삶의 질과 소득 격차는 여전히 벌어져 있습니다. 산타클라라 카운티 기준 고졸자의 평균 연봉은 3만 4천 달러 선에 머무는 반면, 대졸자는 8만 달러 이상, 대학원 졸업자는 1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섭니다.

실리콘밸리는 지난 수십 년간 미 전역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그 성장의 결실이 하위 계층 근로자들에게는 제대로 분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릅니다. 미 전체적인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현장 필수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치솟는 물가를 따라가지 못해 사실상 침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 중심의 승자독식 구조와 학벌 중심의 경제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베이지역을 지탱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은 여전히 고달픈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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